세상사는 이야기
작은 완성은 큰 완성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이다
달팽이1
2008. 6. 11. 17:53
저에게는 큰 형님 같은 분이 어느날 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한동안 많이 아프기도 했고, 지식의 깊이에 회의를 느끼며 한동안 많이 방황하기도 하였습니다
무슨일을 잘하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누구랑 일을해야 하는지도 고민하던 참에
항상 전투적인 삶을 살아가던 저에게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였습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몇일전 MTB를 타다가 또 근육이 끊어져 버렸습니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왜 이렇게 다치기만 하는지.............
작은 완성을 향한 고백 / 이면우
술, 담배를 끊고 세상이 확 넓어졌다
그만큼 내가 작아진 게다
다른 세상과 통하는 쪽문을 닫고
눈에 띄게 하루가 길어졌다.
이게 바로 고독의 힘일 게다
함께 껄껄대던 날들도 좋았다.
그 때는 섞이지 못하면 뒤꼭지가 가려웠다
그러니 애초에 나는
훌륭한 사람으로는 글러먹은 거다
생활이 단순해지니 슬픔이 찾아왔다
내 어깨를 툭 치고 빙긋이 웃는다
그렇다 슬픔의 힘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한다
이제는 내가 꼭 해야 할 일만을 하기로 했다
노동과 목욕, 가끔 설거지, 우는 애 얼르기,
좋은 책 읽기, 쓰레기 적게 만들기, 사는 속도 줄이기, 작은 적선,
지금 나는 유산상속을 받은 듯 장래가 넉넉하다
그래서 나는 점점 작아져도 괜찮다
여름 황혼 하루살이보다 더 작아져도 괜찮다
그리 되면 이 작은 에너지로도
언젠가 우주의 중심에 가 닿을 수 있지 않겠는가
시집 <그 저녁은 두 번 오지 않는다> 북갤럽.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