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

IT융합이라는 이름의 비상구

달팽이1 2008. 7. 25. 14:58
IT융합이라는 이름의 비상구

최근 만난 IT벤처 기업가들은 하나같이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수요부진을 우려하고 있었다. 이들 기업인과의 대화는 자연스레 IT산업의 미래로 이어졌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성장동력으로서 `IT산업은 여전히 희망이 있는가'라는 자문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조심스런 결론은 산업간 컨버전스로서의 IT, 이른바 IT융합을 통한 성장으로 모아졌다.

몇몇 IT인사와의 논의를 전체로 확대해석하자는 것은 아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장 침체상황에서 비상구는 반드시 필요하고, 이에 대한 한 대안으로 IT융합이 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자동차와 조선, 기계, 항공 등 주력 기간산업과 IT산업간의 융합은 관련 기업들간의 협력에서 이미 상당부분 진척이 이뤄지고 있다. IT산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프트웨어와 이를 통한 IT솔루션과 서비스는 산업간 경계를 넘어 기업을 움직이는 효율성의 툴로서 내부로 스며든 지 오래다. IT제조의 근간이라고 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부문은 PC와 휴대전화, 정보기기의 범주를 벗어나 자동차의 전자장치는 물론 조선과 기계 부문 등에서 없어서는 안될 핵심 부품으로 자리를 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도 몇 년 전부터 공급처를 IT정보기기에서 주력 기간산업으로 넓히고, 이에 맞춘 연구개발(R&D)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다만, 이런 산업간 융합에 있어 유기적인 연구개발 체계의 구축과 정비, 활발한 정보교류, 융합이라는 흐름에 맞춘 인력육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과 추진에 대한 중심축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고, 이는 상당부분 정부의 정책 리더십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옛 산자부와 정통부가 통합돼 거대 산업정책부처가 된 지식경제부의 역할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최근 지경부의 정책기조는 IT융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측면에서 그리 나쁜 출발은 아니다. 지경부는 산업육성책의 중심으로 산업간 융합을 통한 신성장동력 사업군의 발굴에 두고 있으며, 이 융합의 핵심 연결고리로 IT산업을 접목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과천 청사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에 따르면 현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5~10년후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릴 신성장동력 사업군의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1차로 신성장동력 후보군으로 63개 사업군을 압축 선정했으며, 오는 9월 최종 사업군을 뽑아 대통령이 참석하는 대대적인 보고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과거 정세균 산자부 장관이 `질 좋은 성장'을 정책 브랜드로 삼았다면, 이 장관은 `신성장동력'을 정책 브랜드로 삼겠다는 말이 들릴 정도다.

또 이 장관은 지난 주 열린 뉴IT전략 민관 합동발표회에서 `IT산업 발전을 위해 앞장서는 장관이 되겠다'고 밝히며, IT와 기간 산업간의 융합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날 합동발표회장에는 이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IT인사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철강 업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정부가 정책을 통해 산업육성에 나설 수 있는 도구는 연구개발과 인력육성, 집행력을 가진 협력자로서의 조율 등에 있다. 이를 IT융합이라는 화두에 집중하겠다는 것은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가지 명확히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실천이다. IT산업 기업가나 종사자들이 바라고 있듯 IT융합이 침체된 산업의 비상구가 되기 위해서는 강한 실천력을 동반한 끊임없는 집행이다. 정책에 대한 제시는 충분히 반복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