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Governance

CIO 리더십과 IT 거버넌스

달팽이1 2008. 7. 15. 22:20
IT 부서와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과거 IT 부서의 핵심 역할은 IT 기술을 잘 구현하는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제는 혁신 리더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CIO 역시 마찬가지다. 하버드비즈니스스쿨프레스가 최근 출간한 `’The New CIO Leader: Setting the Agenda and Delivering Results’는 점차 변모하고 있는 CIO의 역할과 갖춰야 할 덕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새로운 CIO 리더의 10가지 속성으로 ■ 단순 관리가 아닌 리더십 확보 ■ 산업과 환경에 대한 이해 ■ IT 기반의 조직 재설계에 대한 비전 제시 ■ 조직의 IT화에 대한 기대 충족 ■ IT 거버넌스(Governance) 구현 ■ 업무와 IT전략의 조화 ■ 새로운 IT 조직 구현 ■ IT 조직의 성과 극대화 ■ 새로운 기업 및 IT 리스크 관리 ■ 현업의 용어로 대화하는 능력 등을 들었다. 가트너 소속 IT 전문가이기도 한 저자는 이 10가지 중 ‘조직의 IT화에 대한 기대 충족’이 CIO로서 핵심적인 역할이며, ‘`IT 거버넌스 구현’은 성공의 열쇠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모든 CIO가 10가지 속성을 모두 가질 필요가 없지만 차별화를 원하는 새로운 CIO 리더가 갖춰야 할 속성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일부 대기업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ITIL(IT Infrastructure Library), ITPI(Process Innovation), IT 자원관리 등 다양한 혁신활동이 시작됐다. 하지만 뚜렷한 비전이나 로드맵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드문 게 현실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정보화 투자의 수준이나 관리 능력이 일반 대기업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공공부문에서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전자정부 구현 프로젝트나 올해부터 시작된 범정부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시범프로젝트 등 IT 인프라 혁신과 IT 조직의 업무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민간부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물론 민간부문이든, 공공부문이든 EA, ITIL 프로젝트 등을 통해 IT 투자 프로세스를 어느 정도 합리화하고, IT 인력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뚜렷한 목적의식과 중장기적인 로드맵 없는 1회성 프로젝트로는 높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지금의 IT 기술이나 전략은 해당 기술을 구현하는 조직의 자세와 관점, 준비정도에 따라 거둘 수 있는 성과가 크게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부터 스토리지 업계가 강조하고 있는 정보수명주기관리(ILM) 전략 역시 이런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다. ILM 개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역시 조직에서 생성하는 모든 데이터나 정보에 대한 평가와 지속적인 관리체계를 확립하지 않고서는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이런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는 역시 CIO의 리더십과 IT 거버넌스가 핵심 관건일 수밖에 없다. 이중 특히 주목받는 것은 IT거버넌스. 최근 들어 국내 대기업 CIO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기도 하다. IT 거버넌스란 기업의 지배구조(Enterprise Governance)처럼 IT 부문에서도 통제 및 관리체계를 갖추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즉, IT 자원 및 정보를 조직의 전략 및 목표와 연계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도록 IT 통제·관리 체계를 잘 갖추자는 것이다. IT 거버넌스의 개념과 내용에 대해서는 전문가집단마다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IT 활동과 조직의 전략적 목표의 연계, IT를 통한 가치전달, 위험관리, 성과측정 등이 주요 범위라고 할 수 있다. IT 거버넌스는 그 범위가 폭넓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IT 부문은 물론 조직의 최고책임자가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성과가 나올 수 있다. 문제는 당장 IT 예산이 줄어들고, 복잡한 IT 프로젝트에 대한 관리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IT 거버넌스에 대한 체계적인 고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성공적인 IT 거버넌스를 추진하려면 분명한 목적과 원칙을 세우고 필요한 영역을 올바르게 식별해야 하며, 성과를 계속 측정해 개선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또 조직의 경영 방침이나 문화에 맞게 IT 거버넌스 체계를 정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전사 차원의 이슈로 인식하고 최고 경영진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 사실 우리 업계는 새로운 CIO 리더십이나 어떻게 효율적인 IT 거버넌스를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나 공감대가 부족하다.
IT 산업의 속성상 다양한 IT기술과 시장이 새로운 화두로 끊임없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일을 반복하겠지만, IT 거버넌스 만큼은 우리 IT 업계의 지속적인 핵심 화두로 이어졌으면 한다. 그런 노력 속에서 새로운 CIO 리더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