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Governance

IT 거버넌스 시대 도래한다

달팽이1 2008. 7. 15. 22:08
 

IT 거버넌스 시대 도래한다.

 

 

컴퓨팅 자원은 물론 인력과 조직까지도 총괄 관리하는 새로운 개념의 컴퓨팅 자원관리방안인 IT거버넌스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3~4년 전부터 전문가를 중심으로 IT거버넌스 필요성이 논의됐다. 이전과 다르게 컴퓨팅 자원이 점점 복잡해졌으며, 경영의 컴퓨팅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논의된 것은 불과 1~2년에 불과하다. 이처럼 IT거버넌스가 뒤늦게 업계에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기업들이 IT거버스를 구현하는데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층의 인식부재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국내에 IT거버넌스를 도입할만한 계기가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해외에서 IT거버넌스 구현사례가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기업들은 더 이상 도입을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일부 CEO를 비롯해 경영진의 관심이 증폭됐다.

실제 지난해부터 우리금융그룹·농협·신한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국제적으로 강화되는 규제에 대비해 IT 거버넌스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준비중이다. KTF·SKT·KT 등 통신업체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도 IT 거버넌스 관련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의사를 밝혔다.

 

한국IBM·한국HP·한국CA 등 주요 솔루션 업체뿐만 아니라 액센츄어·투이컨설팅·딜로이트 등 컨설팅 업체도 IT 거버넌스 시장을 넓히기 위한 각종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정보산업연합회 자료를 보면 연간 IT 거버넌스 시장규모만도 5000여억원으로 추산될 정도로 폭발력이 크다. IT 거버넌스 시장은 크게 기업아키텍처(EA), 컴플라이언스, IT서비스관리, IT 투자대비효과(ROI) 시장 등을 모두 포함한다. IT 거버넌스라는 개별적인 이름으로 시장규모를 추정한 곳은 없지만 ITSM, 컴플라이언스 등 하위 개념에 속하는 시장을 모두 합치면 연간 규모만 500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IT 거버넌스와 관련된 직접적인 시장 규모는 대략 200억∼3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가트너 등 세계 IT 전문기관들도 IT 거버넌스를 컴퓨팅 시장의 화두로 꼽는 등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IT거버넌스인가

기존 IT 관리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자산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IT 거버넌스는 인력·프로세스 등까지도 총괄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컴퓨팅이 경영도구로 자리잡은 만큼 자산 통제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IT 종사자들이 해오던 일을 이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전체 기업 지배구조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관리하자는 의미다.

이는 IT가 경영지원 수준이 아니라 이제 기업 성장과 혁신을 주도하는 전략적 도구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IT 거버넌스는 IT와 관련된 모든 것을 총괄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면서 “ITSM 등에서 다루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몇년 동안 IT 시장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T 거버넌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IT에 대한 통제 자체가 기업경영 문제와 직결돼 있다.

둘째, 사베인-옥슬리법안처럼 국제적인 규정 준수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이 법률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기업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해야 하는데 결국 주요 업무 프로세스의 90% 정도는 IT로 수행되고 있어 IT 통제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갈수록 비즈니스와 IT를 연계(alignment)시키는 일이 과제로 떠오르며 IT 거버넌스가 부각되고 있다.

 

한준 한화에스엔씨 팀장은 “IT가 제공하는 비즈니스 가치를 제대로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IT와 비즈니스의 책임소재를 분명히하고 양쪽의 관계 개선을 통해 IT 투자성과를 보장하는 방법으로 IT 거버넌스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자산을 통제하라

IT 자산은 이미 인적 자산, 재무 자산, 지적 자산, 물리적 자산 등과 함께 기업의 핵심 자산이다. 주요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이사회에서도 IT 투자를 논의한다. IT 자원에 대한 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

특히 IT 자산은 다른 핵심 자산과의 연관성이 깊어지면서 통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른 핵심 자산의 규모가 절대적으로 방대해짐에 따라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IT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오재철 볼랜드코리아 사장은 “갈수록 IT 자산이 분산되고 새로운 것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이것을 전사 관점에서 통합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슈가 됐다”면서 “IT 통제가 바로 효율적인 경영과 직결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IT 비용을 결정할 수 있는 의사 결정 메커니즘을 최적화하는 것이 기업 경영 실적 개선을 위한 급선무가 됐다.

비용에 대한 의사 결정, IT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통제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IT 거버넌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IT를 통제하려는 노력도 늘고 있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IT를 통제한다는 개념이 단순히 IT 조직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IT 조직을 통제하는 데 그친다면 인사 컨설팅 프로젝트 수준이지 IT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박스> 어떻게 바뀔까

기업들이 IT거버넌스를 도입한 이후에는 이사회에서 CEO가 직접 대형 전산 프로젝트 계획을 이사회에서 발표한다. 그동안 정보화담당임원(CIO)에게만 IT 투자를 맡겼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프로젝트 추진 과정도 크게 달라진다. 기업아키텍처(EA)라는 큰 비전 하에 프로젝트 일정뿐만 아니라 비용·품질 관리에도 적극 나선다. 이른 시일 내 적정한 비용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가 완료됐다고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 IT 자산을 비즈니스와 연계하고 투자대비효과(ROI)도 분석해야 한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없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ROI 분석을 통해 우선 순위, 자원 할당, 사전 기획, 개발 및 통제 모니터링에 대한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정립해 불필요한 비용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등 대기업을 힘들게 하고 있는 사베인-옥슬리법안, 바젤Ⅱ와 같은 외부 규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무엇보다 IT 투자에 대한 투명성 확보가 가능해진다. IT 관련 지출이 기업의 총수입 중 적게는 2%에서 많게는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IT 거버넌스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지난해 홍성완 LG CNS엔트루컨설팅 상무의 ‘국내 IT 거버넌스 도입 현황’ 논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 44개 대기업 및 공공기관 가운데 금융 업종을 필두로 절반이 넘는 기업이 IT 거버넌스 도입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IT투자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목적에 맞게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통제해야 한다”면서 “IT를 비즈니스 거버넌스 전략에 맞춰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하자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shake@it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