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의 딜레마
홍성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 사업 총괄부장
4~5년 전까지만 해도 IT 산업을 패션 산업에 비유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국내 IT 산업이 2000년을 전후하는 절정의 시기를 거치면서 기업의 IT 투자가 마치 패션의 유행을 따르듯 일정 시기에 일정 테마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양상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패턴은 실종돼 IT 산업의 방향성을 이야기할 뚜렷한 테마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종사자들의 공통적인 고민이고, 기업의 IT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IT 투자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 겪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얼마 전 가트너(Gartner)가 발표한 CIO를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The 2008 CIO Agenda)에 따르면 2008년 CIO의 IT 투자 우선순위는, 1위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 2위 `신규 고객의 유치 및 유지' 3위 `신제품 및 서비스 개발'로 정리됐다.
언뜻 봐서는 최고경영자(CEO)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의 아젠다가 아닌가를 의심할 정도의 수준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미국의 CIO 매거진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3년 CIO의 업무에서 기존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역할이 60%를 차지했던 반면, 2007년 조사에서는 그 비중이 36%로 줄고 대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창출 및 주도' 역할이 64%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통적인 CIO의 역할 및 기업의 요구가 변화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실상은 어떠한가? 현재 CIO가 집행하는 IT 예산의 약 80%는 기존 시스템 및 인프라를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에 사용되고, 비즈니스의 성장과 혁신에는 단 20%의 예산만이 집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한정된 예산으로 기존 투자된 IT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신규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CIO의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플러스 서비스(S+S)'전략은 이러한 CIO들의 고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비용 부서(Cost Center)로 출발한 IT 부서를, 이익 부서(Profit Center)로, 더 나아가 기업의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견인해야 하는 CIO의 아젠다는 CIO 개인의 문제이면서도 IT 산업 전체의 고민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S+S'는 데스크톱과 웹의 결합이자 전통 소프트웨어 사업과 새로운 방식의 결합으로, IT 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지난 달 있었던 빌 게이츠 회장의 은퇴는 `S+S'전략으로 포스트 빌 게이츠 시대를 이끌어 가겠다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고, 여기에 CIO와 IT 업계가 주목해야 할 가치가 있다.
'IT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보시스템 평가 6개부문 (0) | 2008.07.25 |
---|---|
ISP 수행 시 위험 요소 (0) | 2008.07.25 |
CIO의 위상 (0) | 2008.07.15 |
CIO(최고정보관리책임자)의 역할 (0) | 2008.07.15 |
가트너 보고서 ‘CIO 리더의 10계명’ (0) | 2008.07.15 |